해루질은 물 빠진 바다 갯벌에서 어패류 등을 채취하는 행위로 흔히 알고 있는 갯벌체험의 일종입니다. 가족 단위로 쉽게 즐기는 갯벌체험과 달리 야간에 진행해 전용장비도 필요하고 초행이라면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과 동행해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해본 해루질은 낚시, 갯벌체험 등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준비부터 철저히

해루질은 조석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에서 많이 이루어집니다. 해루질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찾은 곳은 태안의 안면도였습니다. 조언 및 안내를 받기 위해 지인과 동행했습니다.

 

 

오후 7시 경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 들고 안면도의 남쪽에 위치한 바람아래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해루질을 질기는 이들에게 제법 유명한 장소인 듯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서 해루질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출처 - 구글

해루질에 필요한 장비는 본인의 스타일에 맞게 직접 제작하는 분들도 계시고 이미 제작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 속을 비출 조명, 수확물을 담을 상자, 바닷물로부터 몸을 보호할 방수옷과 장갑, 뜰채, 작살, 물속을 더 명확하게 들여다 볼 아크릴로 만든 판 등이 일반적인 준비물입니다.

 

 

전문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구입하기 부담스러우므로 해루질을 안내해주는 펜션 등을 이용하는 것이 가성비가 좋습니다. 펜션에서 대여도 해주더라고요.

 

 

준비가 완료되면 물이 빠진 바다를 향해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가야 해루질을 할 수 있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면 주변 불빛이 사라지고 칠흑같은 어둠이 덩그러니 주변에 깔리게 됩니다. 주변을 분간할 수 있는 지형지물이 없어 길을 잃기 십상이라고 하네요.

 

 

때문에 반드시 처음에는 경험자와 함께 동행할 것을 권장합니다. 해루질을 할 수 있는 곳에 도착하면 미리 와있던 이들이 제법 보여 안심이 되기도 하는데 정신 없이 바다속을 살피다 보면 홀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중간중간에 옆을 둘러보며 위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무엇이 잡히나요?

 

 

해루질을 통해 각 철마다 잡을 수 있는 해산물이 조금씩 다른데요. 5~6월에는 꽃게, 낙지, 소라 등이 많고 4월에는 골뱅이, 5월에는 광어, 9월에는 쭈꾸미, 갑오징어 같은 어종도 꽤 잡힌다고 합니다. 도다리는 사시사철 만날 수 있다네요.

 

 

이날 일행이 얻은 첫 수확은 소라였습니다. 소라는 날이 좋으면 발에 차일 정도로 많이 나오는데, 체험 당일은 해무(바다안개)가 짙고 바람이 심해 바다 속을 들여다보는 일이 쉽지 않아 시작하고 10분 정도 지난 후에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바다속을 보는 일이 익숙하지 않을 때는 '정말 잡을 것이 있긴 한걸까?'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찬찬히 살피다보면 곧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허리춤까지 오는 물속에서 소라, 도다리와 씨름을 하다 물이 얕고, 큰 바위가 있는 곳에 이르럿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따라 바위 근처에 널브러진 돌들을 들춰보니 숨어있던 낙지가 튀어나왔습니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낙지를 집어서 준비해온 통에 넣고 나니 오며가며 쌓인 피로가 어디로 갔는지 싹 사라지더라고요:)

 

 

해루질은 바닷물이 빠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에는 반드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물이 차오르는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므로 밀물이 시작되면 욕심을 부리지 말고 서둘러 육지로 향하시기 바랍니다.

 

 

자연의 만찬

 

 

해루질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자연이 준 산물을 최상의 상태로 맛볼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도 신선함 그 자체가 완벽한 조미료가 되어 미각을 충족시켜 줍니다.

 

 

이 날 수확물 중 일행의 사랑을 독차지 한 것은 산낙지회였습니다. 고소한 참기름과 깨를 뿌려먹는 산낙지, 소라 숙회, 쭈꾸미를 넣어 끓여만든 라면의 맛은 잊을 수 없는 일품요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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